면역력과 암
건강 주제 글을 읽다 보면 '면역력'이란 말이 참 많이 나오죠. 그런데 면역력이라는 게 정확히 무엇을 의미할까요?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암을 치료하는 면역력에 관해 친절하게 알려주는 책, 이시형 박사의 <면역이 암을 이긴다>입니다.
저자 소개
저자인 이시형 박사님은 정신과 전문의이자 뇌과학자입니다. 그렇다 보니 이 책의 특장점을 꼽으라면, 그 어떤 다른 면역력과 암에 관련된 책들보다도 '정신건강'과 면역력의 연계성, 항암치료에 있어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잘 설명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면역이란 무엇인가
기능의학적 치료의 기본은 자연치유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증상 완화가 아닌, 환자 본연의 자연치유력을 키움으로써 스스로 병을 고칠 수 있게끔 돕는 것이 기능의학적 접근입니다. 그래서 기능의학에 있어 자연 치유력, 그리고 면역력은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그렇다면 면역력이란 무엇일까요. 면역력이란 단순히 외부적 침입에 대비하는 것뿐 아니라, 신체를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는 활동을 총체적으로 이르는 개념이라고 이해하는 게 적절할 것 같습니다.
의학은 자연치유력에서 비롯된다. 면역을 이야기하기 전에 자연치유력부터 시작하는 이유다. 사실 인간에게 내재된 자연치유력이 없다면 의학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이 중요한 기능은 인간이 유사 이래 쌓아온 DNA에 각인된 생명의 기초요, 생활의 지혜다. 이를 일명 '방어 체력'이라 부르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우리를 질병으로부터 방어해주는 위대한 힘이다. (...) 면역은 전염병을 면하다, 즉 질병에 걸리지 않게 한다는 뜻이다. 뜻이 이렇다 보니 면역은 상당히 광범위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면역이 하는 일은 크게 세 가지로 감염 예방, 건강 유지, 노화 예방이다. 일반적으로 병균의 침입을 방어하거나 억제하는 감염 예방을 면역의 주된 임무라 생각하는데, 사실 면역은 피로나 병의 회복을 돕고 항상성을 유지함으로써 건강을 지속시키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등, 병과 노화를 예방하는 데도 크게 기여한다.
본문 <면역이란 무엇인가> 중
면역력과 마음
면역력에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면역세포 (백혈구, 과립구, NK세포 등)도 있지만,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을 포함한 여러 호르몬도 면역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칩니다. 그리고 호르몬은 우리의 감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감정의 변화가 생기는 데 이건 호르몬의 영향인 것이죠. 정신건강이 면역력과 관계가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감정-호르몬-면역력 이 모든 것이 상호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정신신경 면역이 뭔지도 모를 때 이야기다. 외과에서 우울증이 심한 환자라고 협진 요청이 왔다. 외과에서 우울증이 심한 환자라고 협진 요청이 왔다. 외과 병동에 올라가서 환자를 만났더니 안면이 있는 환자였다. 1년 전 유방암 수술을 하고 난 후 경도의 우울증으로 진료를 봤던 분이었다. (...) 완전히 실의에 빠져 있었다. 묻는 말에 제대로 대답도 못 할 정도였다. 어쩔 수 없이 남편에게 물어봐야만 했다. "선생님 유방암이 재발했답니다. 6개월밖에 못 산다고 합니다" (...) 당시 한국의 의료 시스템에서는 협진으로 자세한 지료를 보기가 힘들었다. 또한 암 치료 후 정신과 진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이는 지금도 개선되지 않은 부분이기도 하다. 나는 실의에 빠진 환자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이렇게 우울증에 빠진 채 남은 6개월을 보낼 순 없습니다. 암은 어렵겠지만 우울증은 낫도록 제가 도와드릴 테니, 남은 시간이라도 가족들과 행복하게 보내세요." (...) 환자 스스로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우울증이 호전되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6개월이 지나고 1년, 2년이 지나서도 계속 진료를 받으러 왔던 것이다. 행복한 얼굴을 하고서 말이다. 지금도 모두들 기적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나는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그것은 정신신경 면역의 힘이라고.
본문 <면역에 작용하는 마음의 힘> 중
면역시스템의 오류
면역은 면역세포, 호르몬 등이 모여 하나의 시스템을 이뤄 작동합니다. 어떤 외부적 자극이 왔을 때 이 시스템이 가동되는 것이죠. 그런데 어떨 때는 이 시스템의 활동이 도리어 몸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 우위로 된다. 그러면 과립구가 증가한다. 화가 나 싸우거나 할 때 다치면 세균 침입에 대비하기 위한 예방 수단이다. (...) 물론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해서 반드시 다치는 일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일단 생긴 과립구는 공격성이 강해서 싸울 곳이 없나 시빗거리를 찾는다. 문제는 위장이다. 여기엔 언제나 노폐물과 중간 대사물 등이 남아 있다. 평상 시라면 그냥 넘어갈 일이지만 증가한 상태의 과립구는 '와! 여기다'하고 싸움을 건다. 이렇게 위장 벽과 싸워 염증을 만든다. 이게 위궤양이다. (...) 우리 몸의 항상성 법칙은 상처 난 조직을 원래 상태로 수리하고 복원한다. 여기서 끝나면 다행인데 다음에 또 스트레스를 받으면 같은 일이 되풀이된다. '상처-복원'이 되풀이되는 동안 그 부위 조직에 유전자 변이가 일어나게 된다. 수리 복구를 위해 세포가 이상 증식되지만 억제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켜 작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계속 증식된다. 이게 암이다.
본문 <암과 스트레스> 중
사실, 정확히는 '오류'가 아니라 일종의 '과부하'로 봐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우리의 면역시스템으로 다 처리하지 못할 만큼의 스트레스를 받아서 감당하지 못할 수준이 되는 것이죠.
면역을 키우면 암도 고친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자신의 면역력을 약화시키는 습관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현대사회에서는 감당키 어려운 스트레스를 받기도 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한데 맞물려 질병을 가져오기도 할 텐데요. 그중에는 암도 있겠죠. 이 책에서는 암환자의 마음가짐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폭음, 폭식, 운동 부족 등 나쁜 생활습관이 비만을 비롯해 당뇨병과 고혈압의 원인이 되는 것까지는 대부분이 알고 있다. 그런데도 병이 심각한 수준으로 발전되기까지 별다른 조치는 없다. 검진 결과 싹이 트고 있다는 경고를 받고도 설마 하고 미련을 떠는 게 한국인이다. 심지어 '체질인데 내가 무슨 노력을 한다고 바뀌랴, 그냥 갈 데까지 가보는 거지' 이런 체념파가 의외로 많다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점에서 암 환자는 특히 더하다. (...) 암이라는 진단을 받는 순간 놀라긴 하지만 마치 운명처럼 생각한다. (...) 의사의 지시를 잘 따라서 병이 낫는다면 좋겠지만, 이렇게 자기 노력 없이 병원에만 의존하는 환자의 경과가 반드시 좋은 건 아니다. '병은 내가 치료한다'. 특히 암은 그런 적극적이고 확고한 자세가 필요하다. (...) 무엇보다 중요한 건 도대체 자신의 생활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먼저 돌아봐야 한다. 암도 생활습관병의 하나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병원 치료가 전부는 아니다. 내 컨디션은 내가 제일 잘 안다. 자기에게 맞는 치료를 해야 한다.
본문 <무엇이 암을 이기는가> 중
암과 같은 병을 마주하면 두려움이 엄습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달리 생각해보자 말합니다. 나의 습관과 스트레스로 만든 병이라면, 즉, '내가 만든 병이라면' 그 병을 고치는 것 또한 '나'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깨닫자는 것이죠. 그리고 그 첫 단추는 면역력을 키우는 일일 것입니다.
내가 만든 병이니 내가 고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의사는 전문가로서 환자와 의논해가면서 치료 계획을 세워 실천해나가는 사람이다. 이 점에서 의사는 치료를 돕는 보조자요, 도우미일 뿐이다. 실제 치료는 환자의 마음과 몸이 한다. 여기서 우리는 치료를 넘어 치유의 세계를 지향한다. 치료는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 몸 안에서 일어난다. 상처받은 부위라면 우리에겐 자연치유력, 복원력이 있다. 그리고 저하된 면역력은 지금부터라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치료는 내가 한다'는 생각을 단단히 해야 한다.
저자인 이시형 박사님은 자신이 의사로 일해 오면서 만났던 다양한 암환자와의 일화를 토대로 암환자가 겪을 수 있는 감정적인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꼭 암이 아니더라도 어려운 질병을 진단받은 사람에겐 마음관리가 못지않게 중요한데요. 이 책은 그런 분들에게 심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 블로그에서 소개하는 이론 및 내용은 의료적 조언이 아닌 참고 수준의 일반적인 정보임을 알려드립니다. 또한 몇몇 성분에 대한 효능은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내용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저 건강과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고 알리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자가진단은 권장드리지 않으며 의료인과의 상담을 해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참고해서 같이 읽어보면 좋은 글: 2022.03.17 - [건강 공부] - 바이오 해킹에 대해 (개념,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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