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 대해서는 몸에 좋다 나쁘다 의견이 참 분분합니다. 실제로 커피에는 몸에 이로운 물질도 많지만 몇 가지 이유로 인해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어요. 특히 당뇨환자와 부신기능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는 커피는 좋은 음식이 되기 어렵습니다. 왜 그런지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커피는 인슐린 저항성을 높입니다.
우선 간단하게 인슐린 저항성이 어떤 개념인지부터 짚고 가볼게요. 우리는 섭취하는 음식에서 포도당을 얻습니다. 포도당은 혈관을 돌아다니다가 적절한 곳에 쓰여야 합니다. 포도당이 적재적소에 쓰일 수 있게끔 명령하는 호르몬이 인슐린입니다. 즉 정상적인 대사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간략하게 정리한 과정입니다. 참고용으로만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포도당 섭취 -> 혈관내 포도당 수치 (혈당) 증가 -> 간이 이 사실을 인식 -> 인슐린 분비 -> 세포가 인슐린을 인식하고 포도당을 대사에 활용
이 과정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세포가 인슐린을 인식(반응)'하는 과정입니다. 어떠한 원인으로 세포가 인슐린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졌다', '인슐린 민감도가 떨어졌다'라고 표현합니다.
혈당이 오르면 인슐린이 나오고, 이를 그때그때 소진해줘야 하는데 인슐린 저항성이 떨어지면 세포가 외면하게 되고, 인슐린과 포도당은 체내에서 쓰임 없이 계속 머무르게 되는 거예요. 포도당이 쓰이지 않으니 간은 계속해서 인슐린을 만들어냅니다.
포도당 섭취 -> 혈관내혈관 내 포도당 수치 (혈당) 증가 -> 간이 이 사실을 인식 -> 인슐린 분비 -> 세포가 인슐린을 인식하지 않음 (인슐린 저항성 증가) -> 혈관 내 포도당 수치 유지 -> 간이 계속하여 인슐린 분비 -> 체내 인슐린 수치 증가 -> 염증 유발
바로 이러한 상태를 '당뇨'라고 하는 건데요. 이미 '당뇨'증상이 있는 사람은 커피를 마실 경우 인슐린 수치가 더욱 높아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는 '인슐린 저항성'을 더욱 악화시킵니다.
커피는 음식이 아니다
인체는 커피를 음식으로 인식하지 못합니다. 때문에 커피를 마시게 되면 이를 빨리 배출하려고 합니다. 인체가 하나의 공장이라면 갑자기 가동속도가 빨라진다고 볼 수 있죠. 그 과정에서 교감신경이 자극되니 '심장이 빨라지고', '눈이 떠지는 것'입니다. 흔히 커피를 마시면 정신이 든다라고 느끼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그럼 몸속에서 실제로 어떤 반응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커피를 마시면 카테콜아민이라는 일종의 스트레스 조절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이는 대표적인 스트레스 조절 호르몬인 코르티솔 호르몬 분비를 유발하죠. 코르티솔 호르몬은 스트레스에 대항하기 위해 포도당을 분비하고 이것이 인슐린 분비로 이어지게 되는 겁니다. 인슐린 대사에 이상이 없는 정상인은 커피를 마셨을 때 커피의 이로운 물질로 인한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미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있는 당뇨병 환자에게는 혜택보다는 인슐린 수치 증가로 인해 해로울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는 것입니다. 바로 인슐린 저항성 악화와 염증 유발입니다.
커피 섭취 -> 카테콜아민 수치 증가 -> 코르티솔 수치 증가 -> 코르티솔로 인한 포도당 (혈당) 증가 -> 인슐린 증가
커피와 부신피로
카테콜아민은 좀 생소하시더라도 코르티솔은 꽤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요.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코르티솔은 정확히는 스트레스 상황에 놓였을 때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분비되는 호르몬입니다. 그래서 코르티솔은 '기운'을 내게 만드는 호르몬이라고도 알려져 있어요. 그리고 코르티솔은 우리 몸속 부신이라는 장기에서 분비됩니다.
코르티솔 분비가 많아진다는 것은 곧 부신이 과하게 일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정상인에게 이것은 단순한 이벤트일 수 있지만 만약 부신피로가 쌓여서 코르티솔 분비가 부족한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기존에도 부신의 기능이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억지로 일을 더 하게 만들면 나중에는 부신의 피로가 더욱 쌓여 기운은 더욱 빨리 소진됩니다. 커피를 마셔서 '기운이 나는 것 같은 느낌'이 유지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죠. (사실 이 느낌 또한 실제로는 몸이 더 피로해지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거짓 에너지'이겠지만요). 결국 커피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지고 하루에 피로함을 느끼는 강도는 더 강해지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부신피로라는 기존의 질환도 더욱 나빠지게 되는 것이고요.
커피에는 폴리페놀, 클로로겐산 등 좋은 항산화물질이 많습니다. 또한, 일반인이 섭취할 경우 오히려 혈당을 낮춘다는 연구결과도 있고요. 또한 자주 언급되는 곰팡이 이슈도 위험성과 이로운 효과를 비교했을 때 이로운 점이 더 많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여러 조건만 맞춘다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득 보다 실이 많을 수 있음을 유념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특히 커피 의존도가 높고 평소에 피로감을 자주 느끼신다면 커피 섭취를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본 블로그에서 소개하는 이론 및 내용은 의료적 조언이 아닌 참고 수준의 일반적인 정보임을 알려드립니다. 또한 몇몇 성분에 대한 효능은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내용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저 건강과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고 알리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자가진단은 권장드리지 않으며 의료인과의 상담을 해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참고해서 같이 읽어보면 좋은 글: 2022.03.17 - [건강 공부] - 바이오 해킹에 대해 (개념,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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