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식단' 하면 어떤 식단이 떠오르시나요? 모르긴 몰라도 '저염식'이라는 키워드가 하나쯤은 들어갈 것 같습니다. 지금도 검색창에 저염식단을 입력하면 건강식단이라는 내용의 기사들이 많이 나오니까요. 하지만 실은 이미 몇 해 전부터 저염식단이 과연 정말 건강한 식단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이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몇몇 의료인들은 그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소금의 중요성을 이야기해왔습니다. 사람은 '짭짤하게' 먹어야 건강하다고 말이죠.
소금이 인체에 끼치는 영향
혹시 너무 싱거운 음식을 먹으면 속이 메슥거리진 않나요? 메스껍고 심하면 구토가 올라오기도 합니다. 단순히 비위가 약하다고 하기엔 여기에는 나름의 의학적 근거가 있다고 합니다.
2011년 11월 '미국 고혈압 저널'에는 음식을 싱겁게 먹었을 때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수치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 이 연구결과로는 싱겁게 먹는 것과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높아지는 것의 명확한 기전을 밝혀내지 못했다고 나옵니다만, 바로 이런 연관은 우리 몸의 소화와 에너지 대사 시스템에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소금이 없으면 우리 몸에서 소화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좋은 식자재를 가지고 음식을 만들어도 간을 맞추지 못하면 맛을 못 느끼게 되고, 실제로 소화도 되지 않아 힘을 내기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빨리 힘을 내는 음식을 탐닉하게 되고 이런 음식은 혈당의 상승과 함께 우리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높이는 결과를 만듭니다. 때문에 채식을 하는데도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의 수치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너무 싱겁게 먹고 있지 않은지 한번 돌아봐야 합니다.
<의사의 반란> 중
소금이 부족하면 '느낌상'이 아니라 정말로 몸에서 소화시키기 어려워집니다. 소화라는 건 따지고 보면 굉장히 길고 복잡한 과정입니다. 우선 꼭꼭 씹어서 침으로 음식물을 충분히 분해시키고 위산으로 나머지도 잘 녹인 다음 장에서 양분을 흡수하고 남은 찌꺼기는 배출합니다. 이 모든 과정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각각의 액(침, 위산, 담즙 등)이 잘 나와야 하죠. 소금은 담즙과 췌장액 등 중요한 소화액의 재료입니다. 만약 소화액이 충분하지 못해 음식을 충분히 분해하지 못하면 장에서는 제대로 흡수할 수 없게 됩니다. 즉, 음식을 먹어도 그 음식에서 양분을 취할 수 없게 된다는 뜻입니다. 부족한 양분을 흡수가 빠른 당분에서 찾다 보니 당의 흡수율은 높아지고 지방이 축적되면서 중성지방 수치가 높아지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저염식을 하는데 도리어 살이 찔 수도 있는 것이죠)
소금과 호르몬
또한 소금은 호르몬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요. <최강의 식사>에 따르면 호르몬을 분비하는 부신도 소금부족에 직격타를 맞는 장기라고 합니다.
인간은 소금 없이는 살아갈 수 없고 반드시 체내 적정량이 유지되어야 한다. 게다가 몸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더 많은 염분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염분은 부신 반응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호르몬은 대부분 부신에서 생성된다. <...> 부신이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끊임없이 고농도의 코르티솔을 생성하면 피로가 쌓어 다른 중요한 호르몬을 생성하지 못한다. 그중 하나가 알도스테론인데, 이 호르몬은 체내의 나트륨과 칼륨 수치의 균형을 맞추는 기능을 한다. 알도스테론이 분비되지 않으면 탈수 증상과 저혈압이 나타나 결과적으로 소금이 몹시 당긴다. <...> 나트륨 섭취를 하루에 2,500mg 이하로 제한하면 알도스테론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뿐 아니라 혈장 레닌 활성이 높아져서 심장마비가 올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아진다. 게다가 인슐린 저항성도 높아져서 비만을 초래하고, 교감신경의 활성, 즉 투쟁 도피 반응이 격해지며 혈청 콜레스테롤 수치와 중성 지방 수치도 상승한다.
<최강의 식사> 중
정리하자면, 소금이 부족하면 살이 찌고(중성지방, 인슐린) 짜증이 나고 피로해진다(부신)는 이야기입니다. 소금 하나 부족하다고 이렇게까지 많은 증상을 겪게 되다니 놀라울 정도입니다.
'정제소금'은 왜 소금이 아니지
그렇다면 '짠 음식이 나쁘다'라는 인식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실제로 염분은 고혈압과 같은 성인병의 원인으로 자주 지목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염분이란 나트륨, 즉, 정제소금을 말합니다. 정제소금은 맛을 위한 염화나트륨 외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반면, 자연 상태의 소금은 미네랄과 광물질 등 각종 미세영양분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지요. 우리가 먹는 음식, 특히 가공식품의 영양성분표를 한번 읽어보세요.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식품에는 정제소금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만약 정제소금으로 짭짤하게 만든 감자칩을 먹었다면 '소금'을 먹었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죠.
"흰 소금, 곧 뽀송뽀송한 정제염은 적게 먹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조금도 입에 넣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자연 그대로의 천일염은 불에 구워 볶음 소금으로 먹을 경우 입맛에 맞는 만큼 짜게 먹어도 해가 없다" 일본 오사카대학 의학부 마루야마 히로시 교수가 1987년 일본 자연치료학회에서 행한 강의 내용이다. 세계적인 예방의학자이자 일본 자연치료 의학의 대부로 추앙받는 그는 평생 식용 소금을 연구한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하얀 정제염은 100퍼센트 염화나트륨인데 비해서 천일염에는 여러 가지 광물질, 미네랄 등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다. 이런 물질들이 염화나트륨의 독성을 스스로 해독하는 자정작용을 일으킨다".
<비우고 낮추면 반드시 낫는다> 중
천연 항염제 소금
옛 선조들은 치약 대신 죽염으로 양치를 했다고 하죠. 구내염과 같은 염증에 소금물을 소염제처럼 쓰기도 했습니다. 소금은 예부터 자연이 만들어준 소염제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금이 면역력에도 중요한 이유입니다.
소금은 체내에서 정화, 소염, 살균, 방부 작용을 한다. 또한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노폐물의 배설에도 도움이 된다. 따라서 체내에 염분이 부족하면 혈액의 정화나 병균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지고, 몸 안의 염증도 쉽게 낫지 않는다. 소금 섭취가 부족하면 우리 몸의 체온이 떨어지는데 이는 면역력 저하와 직결되기도 한다. 적당한 양의 소금 섭취는 면역력을 증강시키고 우리 건강을 유지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
<비우고 낮추면 반드시 낫는다> 중
어떤 소금을 먹을 것인가
세상에는 좋은 소금이 많이 있습니다. 천일염이 가장 일반적이겠고 몇 해 전부터 유행하던 히말라야 핑크 솔트도 있죠. 그 중에서 우리나라에는 죽염이라는 좋은 소금이 있습니다. 죽염과는 조금 다른 자죽염이라는 소금도 있죠. 중요한 것은 둘 다 천일염을 불에 구워 만든 소금이라는 점입니다. 정제된 소금 말고 이렇게 자연 상태의 소금을 전통적인 방식으로 조리해낸 소금을 드셔 보시길 추천합니다.
적당히 짜서 맛있게 먹자
소금이 가지고 있는 좋은 기능은 정말 다양합니다. 다만 그렇다고 너무 무리하게 짜게 먹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소금을 먹다 보면 적당히 기분 좋은 짠맛을 느끼게 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눈살이 찌푸려지는 짠맛이라면 그건 그거대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내 몸에 무엇이, 얼마나 필요한지는 내 몸이 가장 잘 알겠지요.
본 블로그에서 소개하는 이론 및 내용은 의료적 조언이 아닌 참고 수준의 일반적인 정보임을 알려드립니다. 또한 몇몇 성분에 대한 효능은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내용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저 건강과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고 알리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자가진단은 권장드리지 않으며 의료인과의 상담을 해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참고해서 같이 읽어보면 좋은 글: 2022.03.17 - [건강 공부] - 바이오 해킹에 대해 (개념,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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