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의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에 따른 손해율이 해마다 높아져 이를 충당하기 위해 보험료의 인상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비용절감을 위한 또 다른 방안으로 2021년 7월 '4세대 실손의료보험'상품을 출시했는데요. 지난 1,2,3세대 실손보험과의 차이점은 어떻게 되는지, 이를 근거로 본인에게 더 맞는 선택지는 무엇이 될 수 있는지 짚어보고자 합니다.
손해율?
보험손해율이란 보험료 가운데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입니다. 보험료는 앞으로 발생할 손해액을 예상하여 결정하는데요. 예정 손해율보다 실제 손해율이 높으면 적자, 실제 손해율이 낮으면 흑자를 기록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4세대 실손의료보험에서 달라진 점
1세대 | 2세대 | 3세대 | 4세대 | |
가입시기 | 2009년 10월 이전 | 2009년 10월~2017년 3월 | 2017년 4월~2021년 6월 | 2021년 7월~현재 |
자기부담율 | 0% | 10% | 급여 10~20%, 비급여 20~30% |
급여 20%, 비급여 30% |
통원공제금액 | 5000원 | 1~2만원 | 급여 1~2만원, 비급여 3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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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장내용 변경주기 (재가입주기) |
없음 | 15년 | 5년 | |
갱신주기 | 1~5년 | 1~3년 | 1년 | |
보험료 인상률 | 평균 16% (연 9.9%) | 약 8,9%인상 (한시적 할인 혜택 종료) |
1년간 50% 할인, 3년간 보험료 동결/ 3년후 인상폭 미정 (22년 6월까지 가입자 해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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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할증 | 없음 | 보험금 할증제도 (5단계) | ||
대표적 비급여항목 보장 여부 | 보장 (주계약 포함) | 특약형 |
특약형으로 바뀐 비급여 항목
4세대 실손의료보험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을 꼽으라면 비급여 항목이 주계약에서 빠지고 특약형으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비급여 항목이란 국민건강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항목으로 대표적으로 도수치료, 주사치료, 증식치료, MRI와 같은 검진항목 등이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의 보장 항목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큰 항목들입니다. 사실상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는 이유는 이러한 치료의 비용 부담을 덜고자 하는 데 있죠.
4세대 실손의료보험에서는 비급여 항목이 특약으로 들어갑니다. 즉, 주계약만 계약하고 비급여항목 특약을 들지 않으면, 보험료를 낮추는 대신 추후 해당 항목 치료를 받았을 때 비용을 보장받지 못하게 됩니다. 실손의료보험에 가입되어 있어도 비급여항목 치료비용은 100% 자기 부담이 된다는 뜻입니다.
특약으로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비급여 항목에 대한 자기부담율, 통원 공제금액 또한 주계약에 해당되는 급여항목과는 달리 책정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입니다.
1. 자기부담율/ 통원공제금액
자기부담율이란 전체 치료비에서 가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율을 말합니다. 1세대 0%부터 점차 올라 4세대부터는 급여 20%, 비급여 30%로 적용됩니다.
통원공제금액이란 통원치료 시 전체 치료비용에서 가입자가 부담하는 기본 공제 금액을 말하는데요. 이 역시 4세대에서는 급여 1~2만 원, 비급여는 일괄 3만 원입니다. 예를 들어, 도수치료를 통원치료받았다면 전체 비용에서 가입자가 3만 원을 부담하고 남은 비용에 대해서만 보험금 지급이 가능합니다.
2. 비급여 항목 보장 한도
대표적 비급여 항목으로 꼽히는 도수치료, 주사치료, 자기공명영상진단(MRI)에 대한 보장 한도도 정해졌는데요. 평균적으로 도수치료는 연간 50회, 350만 원 내에서 보상, 주사치료는 연간 50회, 250만 원 내에서 그리고 MRI는 300만 원 내입니다.
*알아두기 - 까다로워진 심사
한편, 심사 과정도 까다로워졌는데요. 이건 4세대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입세대 상관없이 이제 도수치료의 경우 일정 횟수를 넘기면 의사소견서가 필요하고 최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 또한 세극등현미경검사를 통해 치료 목적이 입증되어야 청구가 가능합니다(단순 시력교정 목적이라 판단되면 보장되지 않습니다). 실손의료보험을 갈아타지 않아도 앞으로 비급여 항목에 대한 청구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네요.
3. 보장내용 변경주기 감소
실손의료보험은 통상 가입기간 중 새로운 질병을 진단받으면 추후 보장내용 변경주기가 도래했을 때 재가입이 어려워지거나 보장내용이 달라지게 되는데요. 4세대는 보장내용 변경주기가 5년으로 짧아지면서 변동폭이 더욱 커졌습니다. 해당 주기가 15년인 2,3세대 가입자는 질병 이력과 관계없이 15년간 동일한 내용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면, 4세대 가입자는 그 기간이 5년으로 줄어든다는 말입니다. 대신 4세대의 경우 재가입이 거절되는 경우는 없어질 것이라고 하네요.
*알아두기 - 보장내용 변경주기와 보험료 갱신주기는 다릅니다.
보장내용 변경주기는 해당 보험 상품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치료항목이 달라지는 주기로서, '재가입 주기'라고 이해할 수 있고요. 보험료 갱신주기는 보장내용 변경 없이 보험료가 인상/인하되는 주기를 말합니다. 4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이 주기가 1년이므로 매년 보험료가 달라지게 됩니다.
얼마나 절약할 수 있을까?
그럼 4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탈 경우 실질적으로 얼마나 절약할 수 있을까요? 우선 보험료 인상률을 따져보면, 1,2세대의 경우 평균 16%, 연간 9.9%의 인상률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3세대의 경우 4세대가 나오면서 기존 할인 혜택이 종료되어 앞으로 약 8,9%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4세대의 경우 금융위원회에서 독려하는 만큼 올해 6월까지 가입한다면 가입 후 1년간은 50% 할인, 3년간 보험료 동결 혜택이 주어집니다. 또한 비급여 항목 특약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보험료는 더욱 내려가게 됩니다.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40세 남성 기준 올해 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의 월 보험료는 1만 1982원으로 나타났습니다. 1세대는 4만 7310원, 2세대가 2만 8696원입니다. 1세대와 비교하면 약 4분의 1 수준입니다. 여기에 특약을 빼면 1만 원이 채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보험료 할증제도
하지만 4세대로 가입한다고 해서 보험료가 마냥 저렴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고려할 점이 있습니다. 첫째로 3년간의 보험료 동결기간이 끝나고 나면 이후 인상폭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둘째는 바로 보험료 할증제도입니다.
기존 실손보험은 나이, 성별 등에 따라 보험료를 일괄 책정하며 할증은 없습니다. 그러나 4세대 실손보험에는 치료를 자주 받을수록 보험료가 인상되는 할증제도가 도입됩니다. 할증은 5단계로 나뉘어 단계별로 인상된다고 하는데요. 비급여 항목 치료를 자주 받는다면 다음 갱신주기 때 보험료가 최대 4배 인상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청구량이 적다면 소폭 할인도 가능합니다.
나에게 맞는 실손의료보험 고르기
1. 실손보험 가입세대를 확인하자
본인의 가입세대를 확인하고, 해당 실손보험 상품의 보장내용, 재가입 주기, 갱신 주기, 보험료 인상폭 등을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이러한 정보는 각 보험사 공식 홈페이지 '공시실'에서 해당 상품 약관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품 공시는 법적 의무사항이기 때문에 모든 보험사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2. 나의 질병 이력, 치료 내용, 계획 등을 고려하자
적어도 최근 3년간 치료 내역을 살펴보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 있는지, 비급여 항목에 해당하는 치료를 받았는지, 앞으로도 비급여항목 치료를 받을 계획이 있는지가 중요하겠죠. 또한 비급여 항목은 치료비가 비싸기 때문에 4세대 보험에서 보장하는 연간 한도(250만~350만)와 비교했을 때 과거 연간 총 치료비용이 그보다 높다면 기존 상품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3. 설계사와의 상담을 통해 자세한 상품 비교를 해보자
현재는 각 보험사에서 4세대 실손보험으로의 가입전환을 독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해당 질문에 대해 믿을 만한 설계사를 통해 설명을 들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만 설계사의 개인적 의견은 최대한 배제하고 상품 간 객관적 차이만을 고려하는 것이 좋겠죠.
4. 보험 비교 사이트를 활용하자
전화나 대면상담이 부담스럽다면 보험 비교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보험다모아'같은 사이트를 이용하면 각 보험사의 4세대 실손의료보험의 대략적인 내용은 비교하여 검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말그대로 대략적인 정보기 때문에 별도로 세부내용은 찾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하자면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현재 가입된 실손보험 상품을 상세히 파악한다.
- 보험비교사이트를 통해 현재 판매 중인 4세대 실손보험 상품을 파악한다.
- 관심 있는 상품을 고른 뒤, 보험사 홈페이지에서 해당 약관을 찾아 읽어본다.
- 약관 내용을 숙지한 뒤, 설계사와 상담을 통해 내용을 확인, 보강한다.
- 자신의 치료 이력을 고려해 최종 선택한다.
실손의료보험의 목적은 부담스러운 치료비용의 일부를 보험으로 보장받아, 비용 문제를 최소화하며 치료를 이어나가는 것에 있습니다. 하지만 4세대 실손의료보험은 그보다 재정적 위험을 해결하고자 하는 목적이 더 큰 건 사실입니다.
때문에 4세대 실손의료보험을 찬찬히 뜯어보면 지금 당장의 보험료는 아낄 수 있지만 미래의 보장내역은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이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가입하는 보험 본연의 기능이 약화된다고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장점은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그만큼의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기회가 될 수도 있죠. 장단점이 확실한 만큼 각자의 사정에 맞추어 선택하시면 좋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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